[1] 신하에게는 여섯 가지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이 있다.

人臣之術,順從而覆命,無所敢專,義不苟合,位不苟尊;必有益於國,必有補於君;故其身尊而子孫保之。
신하된 사람의 기술에는 순순히 따르는 것[順從]과 명받은 바를 이행하는 것이[覆命] 있는데, 감히 제멋대로 일을 처리하지 않고[專] 구차하게 스스로를 의롭다 합리화하지 않아야 하며, 자신의 지위를 분수에 맞지 않게 높이지 말아야 한다 ; 그리하면 반드시 나라에 이로움이 있을 것이고, 마땅히 임금에게 보탬이 있을 것이며 결국[故] 자신의 몸도 높임을 받고, 자손들도 그 몸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이다.

故人臣之行有六正六邪,行六正則榮,犯六邪則辱,夫榮辱者,禍福之門也。
그리하여 신하된 자에게는 여섯 가지 해야 할 일[六正:육정]과 여섯 가지 하지 말아야 할 일[六邪:육사]이 있다. 육정을 행하면 영광됨이 있을 것이요, 육사를 범하면 욕됨이 있을 것이니, 무릇 이러한 영광됨과 욕됨이라는 것은 바로 재앙과 복이 드나드는 문이다.

何謂六正六邪?六正者:一曰萌芽未動,形兆未見,昭然獨見存亡之幾,得失之要,預禁乎不然之前,使主超然立乎顯榮之處,天下稱孝焉,如此者聖臣也。
그렇다면 육정과 육사를 어떻게 일러 말할 수 있는가? 

육정을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이렇다.

아직 움직이지 않은 사물의 시초[萌芽]로써 형상조차 보이지 않는데도 존망의 기물, 득실의 요체로 혼자 환하게 보고, 아직 나타나지 아니할 때부터 미리 금하고 그 임금(主)으로 하여금 초연히 서서 영광된 자리에 있음을 드러나게 하는 것이다. 이는 천하가 효(孝:충과 비슷한 개념어로 사용)라고 칭하는 것이며, 이렇게 하는 것을 성스러운 신하[聖臣]라고 한다.

二曰虛心白意,進善信道,勉主以體誼,諭主以長策,將順其美,匡救其惡,功成事立,歸善於君,不敢獨伐其勞,如此者良臣也。
육정의 두 번째는 이렇다.

마음을 비우고 뜻을 명백하게 하며, 올곧게 나아가고[善信] 도를 따르며[信道], 임금을 근본된 의리[體誼]에 힘쓰게 하고 멀리 보는 계책[長策]으로 임금을 깨우치며, 장차 그 선한[美] 순리를 따르게 하고 악한 부분은 바르게 구원하여 공을 세워 일을 이루고 그 좋은 것은 (모두) 임금에게 미루고 감히 그 노고를 홀로 자랑하지 아니하여야 하는데, 이렇게 하는 것을 뛰어난 신하[良臣]라고 한다.

三曰卑身賤體,夙興夜寐,進賢不解,數稱於往古之德行事以厲主意,庶幾有益,以安國家社稷宗廟,如此者忠臣也。
육정의 세 번째는 이렇다.

자신의 몸을 낮추고 천한 곳에 두어 아침에는 일찍 일어나고 저녁에는 늦게 잠자리에 들며, 현명한 이를 진달하는 것[進賢]에는 게으르지 않고, 지나간 덕행과 고사를 수차례 들어 말하여 임금의 뜻을 힘쓰게 만드니 어떠한 일도 이롭게 하지 않는 바가 없어 이로써 국가(國家)와 사직(社稷)과 종묘(宗廟)를 안정되게 하는데, 이렇게 하는 것을 충성된 신하[忠臣]이라고 한다.

四曰明察幽,見成敗早,防而救之,引而復之,塞其間,絕其源,轉禍以為福,使君終以無憂,如此者智臣也。
육정의 네 번째는 이렇다.

밝고 그윽한 살핌으로 일의 성공과 실패를 서둘러 살펴보고 (재앙이 있다면 이를) 막고 금지하여 구원하고 원인을 살펴 회복시키는 것이니 그 틈을 막고 근원을 끊는 것이 마치 재앙을 바꾸어 (오히려) 복이 되도록 하여[轉禍以為福] 임금으로 하여금 마침내는 근심이 없도록 하는 것이니, 이렇게 하는 것을 지혜로운 신하[智臣]라고 한다.

五曰守文奉法,任官職事,辭祿讓賜,不受贈遺,衣服端齊,飲食節儉,如此者貞臣也。
육정의 다섯 번째는 이렇다.

(올바른) 글을 지키고 규정을 봉행하며[奉] 관직에 올라 일을 하면서 (과한) 녹봉과 하사품을 사양하되 증유(贈遺:타인의 선물)하는 것을 받지 않고 입는 옷은 단정하게 하고 먹고 마시는 것은 절약하니 이렇게 하는 것을 정성된 신하[貞臣]라고 한다.

六曰國家昏亂,所為不道,然而敢犯主之顏面,言君之過失,不辭其誅,身死國安,不悔所行,如此者直臣也,是為六正也。
육정의 여섯 번째는 이렇다.

국가가 혼란(昏亂)할 때는 도가 아닌 바는 자연히 임금의 안면(顏面)을 감히 범하여 임금의 재앙과 실수를 언급하며, 설령 목이 베이더라도 사양하지 않고 (자신의) 몸을 죽여 국가의 안위를 구하며, (그렇게) 행한 것에 후회가 없는 것이니 이렇게 하는 것을 곧은 신하[直臣]라고 한다. 

이들을 일러 육정이라고 한다.

六邪者:一曰安官貪祿,營於私家,不務公事,懷其智,藏其能,主饑於論,渴於策,猶不肯盡節,容容乎與世沈浮上下,左右觀望,如此者具臣也。
육사는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이렇다.

관직에 편안히 머물러 (그저) 녹봉만 탐내며, 집안의 이득을 경영하고 공적인 일에는 힘쓰지 아니하며,  그 지혜를 머무르게 하고, 그 능력을 감추어 임금은 의론과 계책에 주리고 목마르게 하니, 절의를 다하는 것에는 수긍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그저 그런 채로[容容乎] 세상과 더불어 뜨고 가라앉으며 (눈치껏) 좌우를 관망할 뿐이니, 이렇게 하는 것을 자리만 차지하는 신하[具臣]라고 한다.

二曰主所言皆曰善,主所為皆曰可,隱而求主之所好即進之,以快主耳目,偷合苟容與主為樂,不顧其後害,如此者諛臣也。
육사의 두 번째는 이렇다.

임금이 하는 말을 모두 옳다[善]고 아뢰고, 임금이 하는 일을 모두 가하다[可]고 아뢰며, 임금이 좋아하는 것을 구하여 몰래 진달하여 임금의 눈과 귀를 경쾌하게 하니, 교활하게 영합하고 구차하게 꾸며 임금과 더불어 즐기고 뒷날의 해를 돌아보지 않으니, 이렇게 하는 것을 아첨하는 신하[諛臣]라고 한다.

三曰中實頗險,外容貌小謹,巧言令色,又心嫉賢,所欲進則明其美而隱其惡,所欲退則明其過而匿其美,使主妄行過任,賞罰不當,號令不行,如此者奸臣也。
육사의 세 번째는 이렇다.

안의 실상은 자못 험한데다 용모에는 삼가는 것이 적고, 교묘한 말과 꾸민 얼굴색과[巧言令色] 또한 어진 것을 미워하는 마음을 가지며, (자신의) 악한 마음을 숨기고 아름다운 모습을 밝혀 나아가길 바라고, (다른 이의) 아름다움은 은닉하고 과오만 밝혀 물러가게 하기를 바라니, 임금으로 하여금 망령되이 행하고 과오가 있는 자를 임용하게 하며 상벌은 부당하고 명령은 행하지 않도록 하니 이렇게 하는 것을 간사한 신하[奸臣]라고 한다.

四曰智足以飾非,辯足以行說,反言易辭而成文章,內離骨肉之親,外妒亂朝廷,如此者讒臣也。
육사의 네 번째는 이렇다.

식언과 비방을[飾非] 펼칠 만큼 지혜롭고, 떠도는 이야기를 옮길 만큼 변론이 뛰어나 말을 반대로 하고 이야기를 거슬러 문장(文章)이랍시고 만들어서는[成] 안으로는 (임금의) 피붙이인 가족[骨肉之親]들을 떠나게 하며, 밖으로는 시기와 혼란으로 조정을 어지럽히니 이렇게 하는 것을 참소하는 신하[讒臣]라고 한다.

五曰專權擅勢,持招國事以為輕重於私門,成黨以富其家,又復增加威勢,擅矯主命以自顯貴,如此者賊臣也。
육사의 다섯 번째는 이렇다.

권세를 오로지하고 형세를 멋대로 차지하니, 나랏일을 손에 쥐고[持招] 사사롭게 자기 문하에서 크고 작은 일을 다루며, 무리를 이루어 집안의 부를 늘리고 이를 통하여 다시 위세(威勢)를 증가(增加)시키니 임금의 명령을 마음대로 조작하고[擅矯] 스스로를 현귀(顯貴)하게 만드는데, 이렇게 하는 것을 도적 같은 신하[賊臣]라고 한다.

六曰諂言以邪,墜主不義,朋黨比周,以蔽主明,入則辯言好辭,出則更復異其言語,使白黑無別,是非無間,伺侯可推,而因附然,使主惡佈於境內,聞於四鄰,如此者亡國之臣也,是謂六邪。
육사의 여섯 번째는 이렇다.

간사한 아첨으로 임금을 불의의 나락으로 떨어뜨리고, 붕당(朋黨)을 만들어 이로써 임금의 밝음을 가리며, 들어와 변설과 좋은 말로 (임금을 속이고) 나가서는 그 말을 다르게 고쳐 (퍼뜨려서는) 흰 것과 검은 것조차 분별하지 못하게 하고 옳은 것과 그른 것을 구분하지 못하게 하며, 伺侯可推, 因附然, 임금으로 하여금 나라의 경계 안에[境內] 악명을 덮게 하고 네 방향의 이웃 나라에도 들리게 하니 이렇게 하는 것을 나라를 잃게 만드는 신하[亡國之臣]라고 한다. 

이들을 일러 육사라고 한다.

賢臣處六正之道,不行六邪之術,故上安而下治,生則見樂,死則見思,此人臣之術也。
현명한 신하는 육정의 도를 따르며 육사의 재주를 부리지 않으니 위는 안정되고 아래는 다스려지며 살아서는 즐거움을 보고 죽어서는 삿된 생각을 하지 않으므로 이를 가리켜 신하된 자의 기술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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