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 『위씨춘추(魏氏春秋)』에 실린 유표(劉表)가 원담에게 보낸 서한에 이르길:

 

「天篤降害,禍難殷流,尊公殂殞,四海悼心。賢胤承統,遐邇屬望,咸欲展布旅力,以投盟主,雖亡之日,猶存之願也。何寤青蠅飛於干旍,無極游於二壘,使股肱分為二體,背膂絕為異身!昔三王五伯,下及戰國,父子相殘,蓋有之矣;然或欲以成王業,或欲以定霸功,或欲以顯宗主,或欲以固冢嗣,未有棄親即異,扤其本 根,而能崇業濟功,垂祚後世者也。

 

「하늘이 재앙을 내려 화난禍難이 도처에 흘러넘치는데 존공(尊公:곧 원소)께서 돌아가시어 천하의 사람들이 슬퍼하고 있습니다. 현명한 후손이 사업을 이어 받으니 원근의 사람들이 기대를 가지고 모두 온 힘을 다해 맹주에게 몸을 맡기고자 하며 비록 죽는 날이라 하더라도 오히려 그 소원을 품고 있습니다. 어찌 똥파리가 간정(干旍:干旌 곧 귀인)에 날아오르고 무극(無極:곧 비무기)이 양 쪽 진영에 노닐어 팔과 다리를 두 몸으로 만들고 등과 척추를 끊어 다른 몸으로 할 줄 알았겠습니까 ! 옛날 삼황오제에서부터 아래로 전국시대에 이르기까지 아버지와 자식이 서로 죽이는 일은 대체로 있었습니다. 그러나 혹 왕업을 이루고 싶어하거나 혹 패공霸功을 정하고 싶었다거나 혹 가문을 현달하게 하고자 했거나 혹 집안의 계승자를 견고하게 하고자 했던 것이지 친족을 버리고 적에게 다가가 그 근본을 흔들고서 능히 사업을 이루어 후세에 전할 수 있었던 사람은 없었습니다.

 

若齊襄復九世之讎,士匄卒荀偃之事,是故春秋美其義,君子稱其信。夫伯游之恨于齊,未若(文公)〔太公〕之忿曹;宣子之 承業,未若仁君之繼統也。且君子之違難不適讎國,豈可忘先君之怨,棄至親之好,為萬世之戒,遺同盟之恥哉!冀州不弟之傲,既已然矣;仁君當降志辱身,以匡國為務;雖見憎於夫人,未若鄭莊之於姜氏,兄弟之嫌,未若重華之於象傲也。然莊公有大隧之樂,象受有鼻之封。願棄捐前忿,遠思舊義,復為母子昆弟如初。」

 

마치 제나라 양공이 9대의 원수를 갚고 사개가 순언의 사업을 끝마친 것과 같은 일들은 춘추에서 그 도의를 아름답다고 여겼고 군자는 그 신용을 칭찬하였습니다. 무릇 백유(伯游:곧 순언)가 제나라에 원한을 품은 것은 태공(太公: 곧 원소)이 조조를 미워하는 것만 못하고 선자(宣子: 곧 사개)가 사업을 이은 것은 인군(仁君:곧 원담)께서 부업을 이은 것만 못합니다. 또한 군자는 어려움을 피할 때에도 원수의 나라에 가지 않는 법인데 어찌 선군의 원한을 잊고 지극히 친한 사람과의 우호를 버리고 만세의 경계가 되어 동맹에게 부끄러움을 남길 수 있겠습니까! 기주(冀州:곧 원상)는 동생의 도리를 다하지 못하고 오만하게 굴지만 이미 일이 이렇게 되었으니 인군仁君께서는 응당 뜻을 내리고 몸을 욕되게 하더라도 이로써 국가의 일을 바로잡아 고치는 것을 업무로 하여야 합니다. 비록 부인에게 미움을 받는다 하지만 정장공이 강씨에게 미움을 받는 것과 같지 않고 형제지간에 혐의가 있기는 하나 상이 순 임금에게 한 것처럼 오만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장공은 대수(大隧:自註)의 즐거움이 있었고 상은 유비에 봉해졌습니다. 원컨대 이전의 분노를 버리고 오래된 도의를 멀리 생각하시어 모자와 형제의 관계를 처음처럼 회복하시길 바랍니다.」

 

自註 : 큰 지하도(地下道). 유폐된 곳을 뜻함. 정(鄭)나라 장공(莊公)이 그의 어머니 무강(武姜)이 모반한 아우 공숙단(共叔段)을 도와 준 것을 증오하여 마침내 무강을 성영(城潁)에 안치하고서 “황천에 가기 전에는 다시 보지않겠다.”고 맹세하였다가, 뒤에 후회하여 영고숙(潁考叔)의 말을 따라 대수(大隧)를 뚫어 놓고 그 속에서 모자가 서로 만나 보아 옛날로 되돌아간 고사에서 비롯되었음.

[네이버 지식백과] 대수 [大隧] (한국고전용어사전, 2001. 3. 30., 세종대왕기념사업회)

 

又遺尚書曰:「知變起辛、郭,禍結同生,追閼伯、實沈之蹤,忘常棣死喪之義,親尋干戈,僵尸流血,聞之哽咽,雖存若亡。昔軒轅有涿鹿之戰,周武有商、奄之師,皆所以翦除穢害而定王業,非彊弱之(事)爭,喜怒之忿也。故雖滅親不為尤,誅兄不傷義。今二君初承洪業,纂繼前軌,進有國家傾危之慮,退有先公遺恨之 負,當唯義是務,唯國是康。

 

또 원상에게 편지를 보내 이르길 :「변고가 신평, 곽도로부터 일어나 형제간에 재앙을 맺어 알백(閼伯:『좌전』에 보면 동생 실침(實沈)과 함께 광림(曠林)에서 살았는데 형제간에 서로 상대를 인정하려 들지 않았고 사이가 좋지 않아 싸우다가 상구로 옮겼다고 되어 있다.)과 실침(實沈)의 종적을 좇았고 상체(常棣:≪시경(詩經)≫ 소아小雅의 편명篇名. 상체<아가위 나무>의 꽃을 형제의 우애에 비유한 노래임. 전轉하여 형제兄弟간의 우애友愛를 비유하는 말.)에서의 사상死喪의 뜻을 잊고 친족간에 다툰 것을 알면 시신이 피를 흘리고 이를 들으면 오열할 일로 비록 (형제의 관계가) 존재하고 있다하니 실로 없어진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옛날 헌원씨는 탁록의 전쟁이 있었고 주나라 무왕은 상과 엄에 군사를 보냈으나 모두 해악을 제거하고 왕업을 안정시키기 위해서였지 강약을 다투고 감정적인 분노에 의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므로 비록 친족을 멸해도 잘못이 아니었고 형을 죽여도 도의를 상하게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지금 두 분께서는 처음 홍업을 이어받고 이전의 궤도를 계승하고자 하는데 나아가서는 국가를 위태롭게 하는 걱정이 있고 물러나서는 선공의 유한遺恨을 저버리는 것이니 응당 오직 도의를 업무로 여기고 오직 국가를 평안하게 하셔야 합니다.

 

何者?金木水火以剛柔相濟,然後克得其和,能為民用。今青州天性峭急,迷于曲直。仁君度數弘廣,綽然有餘,當以大包小,以優容 劣,先除曹操以卒先公之恨,事定之後,乃議曲直之計,不亦善乎!若留神遠圖,克己復禮,當振旆長驅,共獎王室,若迷而不反,違而無改,則胡夷將有誚讓之 言,況我同盟,復能戮力為君之役哉?此韓盧、東郭自困於前而遺田父之獲者也。憤踴鶴望,冀聞和同之聲。若其泰也,則袁族其與漢升降乎!如其否也,則同盟永 無望矣。」譚、尚盡不從。

 

왜 그런 것입니까? 금,목,수,화는 강하고 부드러움이 서로 도운 연후에야 조화를 얻어 백성들이 능히 이용할 수 있습니다. 지금 청주(青州:곧 원담)는 천성이 급하고 각박하여 시비를 제대로 가리지 못합니다. 인군(仁君:곧 원상)께서는 대세를 헤아리고 도량을 크게 하여 넉넉히 남는 마음으로 응당 큰 것으로 작은 것을 포용하고 우월한 것으로 열등한 것을 용납하여 먼저 조조를 제거하여 선공(先公:곧 원소)의 원한을 끝내고 일이 정해진 연후에 시비를 가릴 만한 계책을 의논하여도 또한 훌륭하지 않겠습니까! 만약 원대한 계획에 마음을 두고 자신의 욕심을 이겨 예법으로 돌아간다면 응당 군대를 떨쳐 길게 밀고 나가 왕실을 더불어 도와야지 만약 미혹되어 되돌아올 줄 모르고 틀린 줄 알면서도 고치질 아니한다면 비록 오랑캐라도 장차 비웃는 말이 있을 텐데 하물며 우리 동맹이 다시 능히 힘을 합쳐 그대를 위해 일을 처리하겠습니까? 이는 한로(韓盧:명견)와 동곽(東郭:토끼)이 스스로 곤핍하여 농부의 수확이 되는 꼴입니다. 용기를 가지고 기대하건대 (형제가) 화해하였다는 소문을 듣고 싶습니다. 만약 일이 그렇게 된다면 원씨 집안은 한나라의 사직과 그 존망의 운명을 더불어 할 것입니다.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동맹은 영원히 희망이 없습니다.」

원담과 원상은 모두 따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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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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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댓글

코렐솔라

2017.03.17
17: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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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잘 싸우던 원상과 원담이 갑자기 거의 왕래도 없던 유표가 하는 말을 다름녀 이상하긴 하겠군여... 번역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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