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동북아역사재단


강족(羌族) 사람 무익원검(無弋爰劒)은 진여공(秦厲公) 때 진나라 사람에게 사로잡혀 노예가 되었다. 무익원검이 어느 융인지는 알 수 없다. 뒷날 [무익원검은] 도망을 쳐 [고향으로] 돌아가던 중 진나라 사람들의 추격이 급박하자 바위 동굴 안에 숨어 사로잡히지 않을 수 있었다. 강인(羌人)들은 무익원검이 처음 동굴 안에 숨었을 때 진(秦)나라 사람들이 그곳에 불을 질렀는데, 마치 호랑이 모습을 한 것이 있어서 그것으로 불을 가려 죽지 않을 수 있었다고 말하였다. 동굴을 나온 [무익원검은] 들판에서 코가 베인 여인을 만났는데 마침내 부부가 되었다. 이 여인은 자신의 모습을 부끄럽게 여겨서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가렸는데 강인들은 이것을 풍속으로 삼았으며, 드디어 함께 도망을 가 삼하(三河) 사이로 들어갔다. 여러 강족들은 무익원검이 불에도 죽지 않는 것을 보고 그 영묘함을 이상하게 여겨 경외하여 섬기고, [그를] 추대해서 추호(酋豪)로 삼았다. 황하와 황수(湟水) 사이에는 오곡이 적게 생산되고, 짐승이 많아 수렵을 주업으로 삼았는데, 무익원검이 그들에게 농사와 목축을 가르치니 드디어 그들은 존경과 신뢰를 보이고 여락종(廬落種) 사람들 가운데 그에게 의지하는 자들이 날로 늘어났다. 강인들이 노(奴)를 무익이라 부르는 것은 무익원검이 노예가 된 적이 있으므로 그렇게 불렀다. 그의 후손은 대대로 추호가 되었다.


무익원검의 증손 인(忍)에 이르렀을 때, 진헌공(秦獻公)이 막 즉위하여 진목공(秦穆公)의 자취를 되밟고자 했는데, [그는] 군대로 하여 위수(渭水) 상류를 치게 해서, 적환융(狄䝠戎)을 멸하였다. 인의 계부 앙(卬)은 진나라의 위세를 두려워하여 그의 종족과 부락을 이끌고 남하하여 사지하곡(賜支河曲)을 떠나 서쪽으로 수천 리를 가 여러 강족과 멀리 떨어지게 되어 다시는 왕래하지 않았다. 그 후 자손들은 갈라져 제각각의 종족이 되어 제멋대로 돌아다녔다. 혹은 이우종(氂牛種)이 되었는데 월수강(越巂羌)이 바로 이들이다. 혹은 백마종(白馬種)이 되었는데 광한강(廣漢羌)이 바로 이들이다. 혹은 삼랑종(參狼種)이 되었는데 무도강(武都羌)이 바로 이들이다. 인과 동생 무(舞)는 황중(湟中)에 머물며 많은 아내를 취하였다. 인은 아홉 명의 아들을 낳았고 이들은 아홉 종족이 되었다. 무는 열일곱 명의 아들을 낳았고 이들은 열일곱 종족이 되었다. 강족의 흥성은 이로부터 시작되었다.


인의 아들 연(硏)이 즉위하자, 때마침 진효공(秦孝公)이 강성해져 위력으로 강융(羌戎)을 굴복시켰다. 진효공은 태자 사(駟)에게 융적 92개 나라를 이끌고 가 주현왕(周顯王)을 알현하도록 하였다. 연이 대단히 강건했으므로 강족 가운데는 그 후손을 연종(硏種)이라 부르기도 했다. 진시황 때가 되자 육국(六國)을 병합하는 데 힘을 쏟고, 제후들 문제로 골몰하니, 군대가 서쪽으로 가지 않게 되어 강족들이 번성하였다. 진시황이 천하를 통일하고 몽염(蒙恬)에게 군대를 이끌고 가 그곳을 빼앗게 하니, 서쪽 여러 융을 쫓아내고, 북쪽 뭇 적(狄)을 물리치고, 장성을 쌓아 경계를 삼으니 여러 강족이 다시는 남으로 넘어오지 못하였다.


한(漢)나라가 일어났을 때, 흉노(匈奴) 묵특선우(冒頓單于)의 군대도 강성해져 동호(東胡)를 격파하고 월지(月氏)를 쫓아내어 백만(百蠻)에게 위엄을 떨쳐 여러 강족을 신하로 복종시켰다. 한경제(漢景帝) 때 연종(硏種) 유하(留何)가 종족을 이끌고 와 농서군(隴西郡)의 변경을 지킬 수 있게 해 달라고 하니 유하 등을 적도현(狄道縣)과 안고현(安故縣) 등으로 옮기고, [일부는] 임조현(臨洮縣)·저도현(氐道縣)·강도현(羌道縣)에 이르렀다. 한무제(漢武帝)가 사이(四夷)를 침에 따라 땅을 개척하고 영토를 넓혀 나가니 북쪽으로는 흉노를 물리치고 서쪽으로는 여러 강족을 쫓아내었다. 황하(河)와 황수(湟水)를 건널즈음에는 영거현(令居縣)에 요새[塞]를 쌓으니 처음으로 하서(河西)를 개척하고, 4군(郡)을 설치하여 옥문관(玉門關)과 통하게 해서 강호(羌胡)를 막아서 끊어버리니 남북은 서로 왕래할 수 없게 되었다. 그리고 장(障)·새(塞)· 정(亭)·수(燧)가 만리장성 밖 수천 리에 설치되었다. 이때 선령강(先零羌)이 봉양뇌자종(封養牢姐種)과 원한을 풀고 동맹을 맺어 흉노와 통교하고, 군사 십여 만 명을 모아서 이들이 함께 영거현과 안고현(安故縣)을 공격하여 마침내 부한현(枹罕縣)을 포위하였다. 한(漢)나라는 장군 이식(李息)과 낭중령(郞中令) 서자위(徐自爲)를 보내 10만 군대를 이끌고 그들을 쳐서 평정하였다. 이때 처음으로 호강교위(護羌校尉)를 두고, 지절(持節)을 주어서 도맡아 다스리도록 하였다. 강족은 이에 황중(湟中)을 떠나 서해군(西海郡)과 염지(鹽池)를 좌우로 해서 의지하였다. 한나라가 산을 변경으로 삼으니 하서(河西)의 땅은 비게 되어 [한나라는] 점차 사람들을 이곳으로 옮겨 채워 갔다.


한선제(漢宣帝) 때 광록대부(光祿大夫) 의거안국(義渠安國)을 파견하여 여러 강족의[사정을] 엿보도록 하였다. 선령종(先零種) 추호가 말하기를 “황수(湟水)를 건너가 사람들을 쫓아내 농사를 짓지 않는 곳에 목축을 할 수 있도록 해 주시기를 원합니다.”라고 하였다. 의거안국이 이 일을 보고하니, 후장군(後將軍) 조충국(趙充國)은 이를 들어주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 뒤 선령종이 앞서 말한 것처럼 마침내 황수를 건너갔으나 군현(郡縣)에서는 이를 금지시킬 수 없었다. 선제 원강(元康) 3년(전63), 선령종이 여러 강족과 더불어 공동으로 맹세하여 장차 한나라 변경을 쳐들어가고자 하였다. 선제가 이를 듣고서 다시 의거안국에게 군대를 이끌고 가 그들을 자세히 살피도록 하였다. 의거안국이 이곳에 도착하여 선령종 추호 40여 인을 불러들여 그들을 참하고, 이로 말미암아 병사를 풀어 그 종족을 공격해서 천여 명을 참하였다. 그래서 여러 강족들이 슬퍼하고 노하여 드디어 금성군(金城郡)을 공격하였다. 이에 [한나라는] 조충국과 여러 장군을 보내 병사 6만을 이끌고 가 그들을 격파하여 평정하였다. 연의 13세손 소당(燒當)이 즉위하였다. 원제(元帝) 때 삼자(彡姐) 등 강족 일곱 종족이 농서군을 공격해 오니, [한나라는] 우장군(右將軍) 풍봉세(馮奉世)를 파견하여 그들을 격파해서 항복시켰다. 원검종(爰劒種)의 5세손부터 연에 이르기까지 연이 가장 강하였으므로 이 이후 연을 종족의 이름으로 삼았다. 13세손 소당(燒當)에 이르러 다시 강력해지자 그 자손들은 다시 소당을 종족의 이름으로 삼았다. 삼자강이 항복한 후 수십 년이 지나자 사이(四夷)가 복종해 오니 변경의 요새는 무사평안하였다. 왕망(王莽)이 보정(輔政)을 하면서 위엄과 덕망을 빛내고자 하여 변경지역의 안무를 명분으로 삼아 넌지시 그 뜻을 강족에게 알려 서해(西海)의 땅을 헌납하도록 하였다. 처음으로 군(郡)을 설치하고 5개의 현성(縣城)을 쌓으니, 변해(邊海)에는 정(亭)과 수(燧)가 줄을 잇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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