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온전]]에서 분리

 

<위략용협전>


손빈석(孫賔碩)은 북해 사람이다. 가문이 본시 빈한하였다. 

한 환제 시대에 상시좌관인 당형(唐衡)의 권력은 황제에 비견될 정도였다. 연희연간, 당형의 동생이 경조윤 호아도위가 되어 봉록이 비2천석격으로 군의 관할하에 봉직케 되었다. 당형의 동생은 착임 이후에 경조윤에게 착임 인사도 드리지 않고, 문에 출입함에 있어서도 통행증(혹은 명함)을 제시치 않았다. 

군의 공조 조식(曹趙)이 이를 꾸짖어 말했다. 

[호아(호아도위 즉 당형의 아우를 말함)는 속성(경조윤 휘하라는 의미인 듯 하다.)의 관직에 있음에도 어찌 거들먹거리며 관청의 문에 드나드는가?]

그 (당형의 아우)의 주부를 체포하라는 명을 내렸다. 당형의 아우는 서둘러 돌아가 통행증-인지 명함인지-을 갖고 오도록 명하고, 이후 문에 들어가 경조윤을 찾아뵈었다. 경조윤은 상사로써의 태도를 보이고자, (부하에게) 밖에 나가 사장에서 물건을 사오도록 시켰다. 조식은 또 아뢰어 말하였다. 

[좌관의 자제가 부임하여 호아가 되었으나, 덕행으로 뽑혀 온 것이 아닙니다. 특별히 술을 사다 대접하느니, 그저 관사에서 나물에 밥이나 먹이면 될 것입니다.] 

그(당형의 아우)가 관직에 취임하자, 경조윤에게 인사를 올리는 편지를 휘하 관리를 통해 보내었으나, 조식은 또한 수문 담당의 관리에게 명하여 말했다. 

[이런 무리의 자제와 언제까지 통교해야하는가. 그런 편지 따위로는 통과시키지 말도록 하라.] 

저녁무렵이 되어서야 겨우 성문안에 들여보냈으나, 이후에도 금새 (경조윤에게 당형의 아우의 편지가 온 것을) 보고케 하지 않았다. 당형의 아우는 이 전차를 모두 전해 듣고는 크게 노하여 조씨 일족을 멸해버려야겠다고 생각하였다. 편지를 당형에게 보내 자신을 경조윤에 임명해 주도록 했는데, 한 달 만에 그가 원한 바 대로 이루어졌다. (그가 경조윤이 되었다.) 조식은 이전에 자신이 행한 일을 꺼려, 곧 도주하였다. 

당시, 조식의 작은할아비 조중태(曹仲臺)는 양주자사였는데, 이때 당형이 조칙을 내려 조충태를 소환하였다. 또한 종도관과 군의 독우에게 조칙을 내려 조씨 일족 가운데 키가 일척 이상 되는 자(즉 모두)를 체포하여 조중태와 더불어 전부 죽일 것이며, 이를 숨겨주는 자는 이와 동죄로 다루라고 하였다. 당시 조식의 작은 할아비 조기(曹岐)는 피씨현의 현장이었는데, 가문에 화가 이름을 듣고는 그대로 관사로부터 도망하여 하문을 떠나 성과 자를 바꾸고 북해를 향하였다. 면 두건에 마 바지를 입고 항상 시장에서 호떡을 팔았다. 손빈석은 당시 스무살여였는데, 독거(송아지가 끄는 마차)에 타고 기마 종자를 거느리고 시장에 들어섰다. 조기와 만나 그가 보통 사람이 아님에 의심을 품고 이에 질문하여 말했다. 

[그대는 떡을 가지고 있구려. 그건 파는 물건이오?]


조기가 답하여 말했다.


[파는 물건입니다.]


손빈석이 말하였다. 

[얼마에 사서 얼마에 파는 것이오?]


조기가 말하였다.


[삼십전에 사서 역시 삼십전에 파는 물건입니다.]


손빈석이 말했다.


[처사의 모습을 보니, 떡이나 팔고 있을 분이 아니오. 필시 곡절이 있을 것이오!]


이에 수레의 뒷문을 열고, 두 사람의 기마 종자를 돌아보며 그를 수레에 태우도록 명하였다. 이때 조기는 그가 당씨의 이목(당형의 간자?)이라 여겨, 크게 두려워 하며 안색을 잃었다. 손빈석이 수레 뒷 장막을 닫고 그에게 말했다. 

[처사의 얼굴과 태도를 보니 떡장수로는 생각할 수 없으며, 또한 지금 안색이 변한 것을 보았소. 깊은 근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면 필시 망명객일 터이오. 나는 북해의 손빈석이라 하오. 일족을 합하여 백여인이 되며, 또한 백세의 노모가 계시오. 내가 도울 일이 있다면 최후까지 그대에게 등을 돌리지 않겠소. 부디 곡절을 내게 말해주시오.]


이에 조기가 사실을 고하여 말했다. 손빈석은 그대로 조기를 수레에 태우고 돌아갔다. 수레를 문 밖에 세우고, 먼저 들어가 어미에게 고하였다.


[오늘 외출하였다가 죽을 위험에 처한 벗을 얻었습니다. 지금 밖에 그를 기다리게 하였는데, 안으로 들게 하여 인사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물러나와 조기를 데리고 안으로 들어가 소를 잡고 주연을 베풀어, 기분좋게 더불어 즐겼다. 수일이 지나 수레에 그를 태우고 시골에 데려가 이중으로 만든 벽 안에 그를 숨겨 두었다. 수년 후에 당형과 아우가 모두 죽었다. 이에 조기는 겨우 밖으로 나올 수 있게 되어 고향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삼공의 역소에 불러들여져 차차 승진하였고, 군수, 자사, 태복에 이르기까지 승진하였다. 손빈석도 도한 이 일로 동국에 고명을 널리 알리게 되었고, 관위는 예주자사에 까지 이르렀다. 

초평연간 말기, 손빈석은 동방에서 기근이 일었기에 남쪽으로 가서 형주에 몸을 의탁하였다. 흥평연간이 되어 조기가 태복이 되어 절을 받들어 천하를 위무하는 사자가 되어 남방에 가 형주를 방문하게 되자, 이곳에서 다시금 손빈석과 대면하게 되자, 더불어 눈물을 흘렸다. 조기가 유표에게 일의 자초지종을 이야기하니, 유표는 더욱 손빈석을 예우하였다. 한참 후에 손빈석이 병으로 세상을 떠나자, 조기는 남방에 가 복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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