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현(樓玄)은 자가 승선(承先)이고 패군(沛郡) 기현(蘄) 사람이다.

손휴(孫休) 시대 때, 누현은 감농어사(監農御史)로 임명되었다. 손호(孫皓)가 즉위하자, 그는 왕번(王蕃)ㆍ곽탁(郭逴)ㆍ만욱(萬彧)과 함께 산기중상시(散騎中常侍)에 임명되었고, 지방으로 나가 회계태수(會稽太守)가 되었으며, 중앙으로 들어와 대사농(大司農)이 되었다.

이전에 금중(禁中)의 일을 주관하던 관리는 본래 가까운 관계에 있는 자를 임용하였는데, 만욱이 친밀하고 잘 알고 있는 사람들 중에서 마땅히 품행이 바른 사람을 써야 한다고 진술하였다.

손호는 그래서 담당 관리에게 명하여 충직하고 청렴한 선비를 구해 인선의 요구를 만족시키도록 했다. 그래서 누현을 궁하진(宮下鎮)의 금중후(禁中候)로 임명하고 궁전일을 주관하도록 하였다.

누현은 구경(九卿)으로부터 칼을 쥐고 곁에서 호위하기까지 자신을 단정하게 하여 무리들을 인솔하였다. 그는 법을 받들어 실행하였으며 간절하고 충직하게 응대하였다. 그래서 손호의 뜻을 자주 어기게 되어 점점 책망과 분노를 사게 되었다.

후에 어떤 사람이 누현과 하소(賀邵)가 서로 만났을 때, 함게 귓속말을 하고 크게 웃으며 정사를 비방했다고 모함을 했다. 그 결과, 누현은 조서로 힐문 받고 광주(廣州)로 보내졌다.

동관령(東觀令) 화핵(華覈)이 상소를 올려 다음과 같이 말했다.

- 신의 사사로운 생각으로는 국가를 다스리는 근본은 가정을 다스리는 것과 같습니다. 지방을 다스리는 자는 마땅히 선량하고 신실해야만 합니다. 또 응당 한 사람을 얻어 실무를 총괄하고 강령을 만들어 모든 일에 이치가 있어야만 합니다.

논어(論語)에서 말하기를, ‘행동을 하지 않으면서 다스릴 수 있는 사람은 순이구나! 그는 자신을 단정히 하고 남쪽을 바라볼 뿐이다(無為而治者其舜也與!恭己正南面而已).’라고 했는데, 이것은 그 직책에 맞게 사람을 임용했기 때문에 한가롭고 안일하다는 말입니다.

지금 천하(天下)의 일은 아직 안정되지 않아 천하에는 일이 많은데, 일의 크고 작음의 구분 없이 모두 반드시 위로 보고가 되어 항상 폐하를 거치게 되어 폐하의 성스러운 사려를 수고롭게 하고 손상시키고 있습니다. 폐하께서는 옛 일에 널리 통하도록 마음을 기울이고 경전과 서적을 두루 읽으며, 그 위에 생각을 부지런히 하고 도의를 좋아하며 계절을 따라 기(氣)를 길러 응당 한가하고 안정된 환경을 얻어 정신을 펼치고 청정한 공기를 마셔 하늘과 같은 범주에 있어야만 합니다.

신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생각하니, 많은 관리들 중에서 중요한 일을 맡을 수 있고 신임할 수 있는 사람으로는 누현을 이길 수 있는 자가 없습니다. 누현은 청정하고 충성스러우며 공적인 일을 받들고 있는데, 이것은 이 시대에 우선으로 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그의 지조에 감복하여 그와 앞을 다투려는 자가 없습니다.

무릇 청정한 사람이란 마음이 평정하고 생각이 솔직한 자이고, 충성스런 자는 정도(正道)가 있어 그것을 따라가는 자입니다.

누현 같은 성격은 영원히 지킬 수 있습니다. 청컨대 폐하께서는 누현의 과거 죄행을 용서하여 스스로 새로워지게 한 연후에 그를 발탁하여 일을 주재하도록 해 오늘 이후의 일을 구하도록 하십시오. 만일 관직에 따라 인재를 선발하고 재능에 따라 직무를 준다면, 순(舜)처럼 자신을 단정히 하여 눈 앞에서도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손호는 누현의 명성을 미워하였으므로 누현과 그의 아들 누거(據)를 유배보내, 교지(交阯)의 장수(將) 장혁(張奕)과 함께 전쟁터에서 직접 공을 세우도록 하였지만, 한편으론 은밀히 따로 장혁에게 명하여 이들을 죽이도록 하였다. 누거는 교지에 도착하여 곧 병사했다.

누현은 혼자 장혁을 따라 적을 토벌하러 갔다. 그는 칼을 쥐고 걸어 가다가 장혁을 보자 절을 하였고, 장혁은 차마 죽이지 못했다. 마침 장혁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 누현은 장혁을 장례지냈으며, 그의 물건 속에서 손호의 칙서를 발견하고는 즉시 돌아와 자살하였다.


江表傳曰:皓遣將張弈追賜玄鴆,弈以玄賢者,不忍即宣詔致藥,玄陰知之,謂弈曰:「當早告玄,玄何惜邪?」即服藥死。  臣松之以玄之清高,必不以安危易操,無緣驟拜張弈,以虧其節。且禍機旣發,豈百拜所免?江表傳所言,於理為長。    


강표전에 이르길: 손호는 장수 장혁(張奕)을 보내 누현을 따라잡아 독살시키려 하였으나, 장혁은 누현이 현자(賢者)인 것을 알고는 차마 조서를 선포하고 독약을 주지 못했다. 누현은 암중에 이를 알아차리고 장혁에게 말했다. 「응당 일찍 저에게 말씀하셨어야 합니다. 제가 무슨 애석할 것이 있겠습니까?」하고는 즉시 약을 먹고 죽었다.    


신 송지가 생각건대 누현처럼 청고한 사람이 반드시 안위로 인해 절조를 바꾸지는 않았을 것이므로 갑자기 장혁에게 절하여 그 절개를 일그러트릴 이유가 없습니다. 또한 재앙이 발해졌는데 어찌 백번 절한다고 면할 수 있겠습니까? 강표전에서 한 말이 도리 상 더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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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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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13.05.01
21:11:14 (*.52.8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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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렐솔라

2013.05.01
21:11:24
(*.52.89.88)

주석 추가

코렐솔라

2016.05.29
17:19:53
(*.196.74.143)
장혁과의 내용에 대한 또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는 강표전의 내용은 dragonrz님의 번역입니다. 감사합니다. http://rexhistoria.net/156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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