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이(劉廙)는 자가 공사(恭嗣)이고, 남양군(南陽郡) 안중현(安眾縣) 사람이다. 열 살 때, 경서를 가의하는 학당에서 놀고 있는데 영천(潁川) 사람 사마덕조(司馬德操 : 사마휘(司馬徽))가 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얘야, 얘야, ‘황색이 가운데 있으니 도리에 통한다(黃中通理)라는 것을 어찌 스스로 알지 못하느냐?”

유이의 형 유망지(望之)는 그 당시 매우 유명하였는데, 형주목(荊州牧) 유표(劉表)가 그를 불러 종사(從事)로 삼았다. 그러나 그의 친구 두 명은 모두 참언과 비난으로 유표에게 살해되었다. 유망지는 또 바른 말을 하여 간언하였는데 유표의 뜻과 부합되지 않자 관직을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왔다. 유이가 형(=유망지)에게 말했다. 

“조간자(趙簡子)가 탁명(鐸鳴)과 독주(犢주)를 살해하자, 중니(仲尼 : 공자)는 수레를 조나라로 돌렸습니다.[주] 지금 형님은 유하혜(柳下惠 : 춘추시대 노나라의 현명한 대부)를 본받아 지혜의 빛으로 세속과 동화할 수 없으므로 범려(范蠡 : 춘추시대 구천의 신하)를 본받아 토지를 옮겨야만 합니다. 형님은 집 안에 앉아서 스스로 외부 세계와의 왕래를 끊고 있으니, 아마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유망지는 그의 충고를 듣지 않았는데, 곧 모함을 당해 살해되었다.


[주]劉向新序曰:趙簡子欲專天下,謂其相曰:「趙有犢犨,晉有鐸鳴,魯有孔丘,吾殺三人者,天下可王也。」於是乃召犢犨、鐸鳴而問政焉,已即殺之。使使者聘孔子 於魯,以胖牛肉迎於河上。使者謂船人曰:「孔子即上船,中河必流而殺之。」孔子至,使者致命,進胖牛之肉。孔子仰天而歎曰:「美哉水乎,洋洋乎,使丘不濟 此水者,命也夫!」子路趨而進曰:「敢問何謂也?」孔子曰:「夫犢犨、鐸鳴,晉國之賢大夫也,趙簡子未得意之時,須而後從政,及其得意也,殺之。黃龍不反 于涸澤,鳳皇不離其罻羅。故刳胎焚林,則麒麟不臻;覆巢破卵,則鳳皇不翔;竭澤而漁,則龜龍不見。鳥獸之於不仁,猶知避之,況丘乎?故虎嘯而谷風起,龍興 而景雲見,擊庭鐘於外,而黃鐘應於內。夫物類之相感,精神之相應,若響之應聲,影之象形,故君子違傷其類者。今彼已殺吾類矣,何為之此乎?」於是遂回車不 渡而還。


유이는 두려웠으므로 양주(揚州)로 도망가서 태조에게 귀의했다.


廙別傳載廙道路為牋謝劉表曰:「考匊過蒙分遇榮授之顯,未有管、狐、桓、文之烈,孤德隕命,精誠不遂。兄望之見禮在昔,既無堂構昭前之績,中規不密,用墜禍 辟。斯乃明神弗祐,天降之災。悔吝之負,哀號靡及。廙之愚淺,言行多違,懼有浸潤三至之閒。考匊之愛已衰,望之之責猶存,必傷天慈既往之分,門戶殪滅,取 笑明哲。是用迸竄,永涉川路,即日到廬江尋陽。昔鍾儀有南音之操,椒舉有班荊之思,雖遠猶邇,敢忘前施?」傅子曰:表既殺望之,荊州士人皆自危也。夫表之 本心,於望之不輕也,以直迕情,而讒言得入者,以無容直之度也。據全楚之地,不能以成功者,未必不由此也。夷、叔迕武王以成名,丁公順高祖以受戮,二主之 度遠也。若不遠其度,惟褊心是從,難乎以容民畜眾矣。


태조는 그를 불러 승상연속(丞相掾屬)으로 임명했으며, 오관장문학(五官將文學)으로 전임시켰다. 문제(文帝)는 그를 인재감으로 평가하고, 유이에게 초서(草書)로 글을 쓰도록 명령했다. 유이는 편지로써 답했다.

- 본래 존비(尊卑)에는 차이가 있는데, 이것은 예(禮)에서 항상 구분하는 것입니다. 때문에 저는 구구한 절개를 지키며 감히 마음대로 초서를 쓰지 못했습니다. 저는 반드시 엄격한 명령이 있는 것처럼 하고 공로와 겸허한 본 뜻을 확실하게 알고 있으며, 결코 저것처럼 높은 특별 출신을 귀하게 여기지 아니하여 이것과 같이 청렴한 선비임을 귀하게 여기지 아니하였습니다. 곽외(郭隗)가 연나라에서 경시받지 않았고, 구구(九九)가 제나라에서 홀시당하지 않았으므로, 악의(樂毅)가 스스로 연나라를 방문하자, 제나라의 패업은 흥성할 수 있었습니다. 개인의 절조를 훼손시켜 폐하의 숭고한 미덕을 성취한 사람이 있습니다. 비록 제가 어리석고 재능은 없지만, 어찌 감히 사퇴하겠습니까?

위(魏)나라가 처음 세워졌을 때, 유이는 황문시랑(黃門侍郎)이 되었다.


戰國策曰:有以九九求見齊桓公,桓公不納。其人曰;「九九小術,而君納之,況大於九九者?」於是桓公設庭燎之禮而見之。居無幾,隰朋自遠而至,齊遂以霸。


태조(太祖)는 장안(長安)에 있으면서 직접 촉(蜀)나라를 정벌하려고 생각했다. 유이가 상소를 올렸다.

- 성인은 지혜를 갖고 있으므로 세속에 있는 사람들의 의견을 경시하지 않고, 왕이 된 자는 인간이므로 그들의 건의를 버리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천 년 뒤에 남길 공업을 이룰 수 있는 사람은 반드시 가까운 곳으로써 먼 곳을 살필 수 있어야 하고, 지혜를 갖고 주도적으로 판단하는 사람은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으며, 또 넓게 의견을 모으려면 반드시 사람들의 의견을 모두 수렴해야만 합니다. 갈대와 현은 말을 할 수 없는 사물이지만, 성인과 현인은 그것을 가까이 두어 스스로를 바로 잡았습니다. 신(臣)은 재능이 부족하고 지혜가 얕지만(才智闇淺), 제 자신을 갈대와 현에 비유하기를 원합니다. 옛날 악의(樂毅)는 약소국인 연(燕)나라로 대국 제(齊)나라를 격파했는데, 가볍게 무장한 병사로서 즉묵(即墨)을 평정할 수 없었던 것은 스스로 계획을 수립하는 자는 비록 약할지라도 반드시 견고해지고, 스스로 붕괴되는 자는 비록 강할지라도 반드시 패배하기 때문입니다. 전하께서 군대를 일으킨 이래 30여 년간, 적 가운데 격파되지 못한 자가 없고, 강적 중에서 복종하지 않은 자가 없습니다. 지금 사해(海內 : 중국 영토) 안의 병력은 백전백승의 위세가 있으나, 손권(孫權)은 오(吳)나라에서 험한 곳에 의지하고, 유비(劉備)는 촉(蜀)에서 귀순하지 않았습니다. 오와 촉의 신하들은 기주(冀州)의 병졸에 대적하지 못하고, 손권과 유비의 실적은 원소(袁紹)의 사업에 비교되지 못하지만, 원본초(本初 = 원소의 자)가 멸망하자 두 적은 승리하지 못했습니다. 명공께서는 현재 어리석지 않고, 과거에는 지혜와 용기가 있었습니다. 이것은 스스로 계획한 자가 스스로 붕괴하려고 한 자와는 형세가 다른 것입니다. 때문에 주 문왕(故文王)은 숭(崇)을 정벌하려고 세 번이나 출정했지만 함락시키지 못하고 돌아와 덕을 닦은 연후에 그들을 정벌했습니다. 진(秦)나라가 제후(諸侯)로 되었을 때, 정벌할 때마다 반드시 항복시켰는데, 천하를 겸병하고는 동쪽으로 향하고 제(帝)라고 칭했으나, 한 백성이 큰 소리를 내자 국가는 패망했습니다. 이것은 힘을 밖으로 사용한 것이며 안에 있는 백성을 진휼하지 않은 것입니다. 신은 변방의 적이 육국(六國) 때 진나라의 적과 비교할 수 없다는 점이 두렵습니다. 당대에는 토지가 붕괴하려는 형세가 적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살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천하에는 이중의 이익이 있고, 이중의 손실이 있습니다. 얻을 수 있는 형세에 이르러 제가 얻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이중의 이익입니다. 얻을 수 없는 형세에 이르러 얻으려고 노력하면, 이것은 이중의 손실입니다. 지금의 계획에 관해서는 사방의 험난한 토지를 조사하고, 반드시 요충지를 선택하여 그곳을 지키고, 천하의 뛰어난 무사들을 선발하여 각 방면의 수요에 근거하여 매년 바꾸어 주는 것만 못합니다. 전하께서 광대한 어전에서 베개를 높이 하고 전심으로 나라를 다스리는 방법을 생각하여서 농업과 양잠을 확대하고, 절약하여 정치를 하며, 10년간 이러한 태도를 견지한다면 나라는 부유하고 백성들은 안정될 것입니다.

태조는 앞으로 나가서 유이에게 답장하여 말했다.

- 단지 군주가 신하를 알아보아야만 되는 것이 아니라 신하 또한 군주를 알아보아야 한다. 지금 나로 하여금 앉아서 서백(西伯 : 주문왕)의 덕을 행하도록 하려고 하는데, 내가 이런 사람이 아닌 것이 두렵다.

위풍(魏諷)이 반역하였을 때, 유이의 동생 유위(偉)가 연루되었으므로, 유이는 연좌되어 처형당해야만 했는데, 태조가 명을 내렸다.

- 숙향(叔向)은 동생 양설호(羊舌虎)의 죄에 연좌되지 않았으니, 이것이 옛날의 제도이다.

특별히 유이를 사면하고 책임을 묻지 않았으며, 부서를 바꿔 승상창조속(丞相倉曹屬)으로 삼았다.


廙別傳曰:初,廙弟偉與諷善,廙戒之曰;「夫交友之美,在於得賢,不可不詳。而世之交者,不審擇人,務合黨眾,違先聖人交友之義,此非厚己輔仁之謂也。吾觀魏諷,不脩德行,而專以鳩合為務,華而不實,此直攪世沽名者也。卿其慎之,勿復與通。」偉不從,故及於難。


유이는 상주문을 올려 감사의 말을 했다.

- 신의 죄는 응당 종족을 멸해야 하고, 화는 마땅히 일족을 멸망시켜야만 합니다. 천지 신령의 도움을 받아 때마침 온 운세가 있어, 꺼진 재에서 연기가 일어나고 고목에 꽃이 피게 되었습니다. 만물은 천지에서 받은 은혜에 보답하지 않고, 아이들은 부모로부터 받은 생명에 감사하지 않는데, 자기의 생명을 희생하여 보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신의 마음을 붓으로 서술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廙別傳載廙表論治道曰:「昔者周有亂臣十人,有婦人焉,九人而已,孔子稱『才難,不其然乎』!明賢者難得也。況亂弊之後,百姓凋盡,士之存者蓋亦無幾。股肱 大職,及州郡督司,邊方重任,雖備其官,亦未得人也。此非選者之不用意,蓋才匱使之然耳。況於長吏以下,群職小任,能皆簡練備得其人也?其計莫如督之以 法。不爾而數轉易,往來不已,送迎之煩,不可勝計。轉易之閒,輒有姦巧,既於其事不省,而為政者亦以其不得久安之故,知惠益不得成於己,而苟且之可免於 患,皆將不念盡心於卹民,而夢想於聲譽,此非所以為政之本意也。今之所以為黜陟者,近頗以州郡之毀譽,聽往來之浮言耳。亦皆得其事實而課其能否也?長吏之 所以為佳者,奉法也,憂公也,卹民也。此三事者,或州郡有所不便,往來者有所不安。而長吏執之不已,於治雖得計,其聲譽未為美;屈而從人,於治雖失計,其 聲譽必集也。長吏皆知黜陟之在於此也,亦何能不去本而就末哉?以為長吏皆宜使小久,足使自展。歲課之能,三年總計,乃加黜陟。課之皆當以事,不得依名。事 者,皆以戶口率其墾田之多少,及盜賊發興,民之亡叛者,為得負之計。如此行之,則無能之吏,脩名無益;有能之人,無名無損。法之一行,雖無部司之監,姦譽 妄毀,可得而盡。」事上,太祖甚善之。

유이는 저서가 수십 편 있으며, 또 정의(丁儀)와 함께 형법 예절에 관해 논술하였는데, 모두 세상에 전해지고 있다. 문제(文帝)가 왕위에 즉위하자 시중(侍中)으로 임명되었고, 관내후(關內侯)의 작위를 받았다.

황초(黃初) 2년에 세상을 떠났다.


유이별전(廙別傳)에 따르면:42세였다고 한다.


아들이 없었으므로, 황제는 유이의 동생의 아들 유부(阜)에게 후사를 잇도록 했다.


안유씨보(案劉氏譜)에 이르길: 유부(劉阜)는 자가 백릉(伯陵)이고, 진류태수(陳留太守)가 되었다. 유부의 아들 유교(劉喬)는 자가 중언(仲彥)이다. 진양추(晉陽秋): 유교는 혜제(惠帝)말에 예주자사(豫州刺史)가 되었고, 유규의 자손들은 크게 번성해, 지금 처럼 번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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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렐솔라

2013.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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