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유학하며 눈여겨 본 게 여럿 있는데, 그 가운데 새삼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회비제였습니다.

 

한국에서는 대부분의 학회가 정부나 기업의 후원금, 유명인사의 기부금을 재정으로 삼아 활동하는데, 든든한 재정이 확보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반면 꼭 필요한데도 인지도가 낮은 학문(철학 등)의 학회에는 스폰서가 잘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대형 스폰서가 있으면 그들의 입김을 받거나 그 입맛에 맞춰주는 논조로 흐를 위험이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일본의 학회는 대부분 회비제(액수가 꽤 많습니다)를 도입하여 많은 관계자(학생이나 대학생은 대략 반액)들이 내는 회비로 재정(의 전부는 아니더라도)을 충당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자기가 하고 싶은 연구나 말하고 싶은 논조를 굽히지 않을 수 있죠.

 

그런데 제가 느낀 장점은 단순한 재정확보라는 측면만은 아니고, 회비를 내고 있는 20대 중후반의 대학(원)생들이 자기 학회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갖더라는 점이었죠. 자기 회비로 개최하고, 자기 회비로 강사를 초청하고, 자기 회비로 책을 만들다 보니! 거기서 자연발생하는 일종의 소속감, 긍지.. 가 있고, 이런 것들이 그 네트워킹을 강하게 만드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옛 파성넷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도움 받았습니까? 그렇지만 방장님 혼자서 유지하기 버거웠던 모습이 늘 안타까웠고 '유학 마치고 사회인이 되면 조금은 도움되는 방법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래서 사실은 이 사이트에 가입할 때부터 회비제 도입에 대한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회비 얘기를 꺼내기 조심스러운 이유가 뭔가 하면 '돈'이 관련되는 곳에는 '영리'라는 것이 파생되고 '영리' 속에서는 반드시 이해관계가 얽히게 된다는 현실 때문이죠. 이 문제 때문에 잘 시작했다가도 중간에 시끄러워지는 조직을 꽤 봤습니다.

 

그렇더라도 우리 정사삼국지방 정도 되는 곳에, 지금 정도 교양수준의 멤버들이라면 도입해보면 어떨까 합니다. 금액은 작게 시작하면 됩니다. 대졸 이상 사회인은 년 1만원, 20살 이상(대학생 나이급)은 년 5천원, 고등학생 이하는 년 1천원 같은.. 이런 씩으로 상징적인 액수로 이삼십명만 모아도 이 사이트 유지 경비에도, 회원으로 가입하는 청소년이나 회원들에게 소속감, 글에 대한 책임감을 주는데도 도움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차별성을 두는 방안을 생각해보라고 한다면, 사이트 검색이나 익명게시글은 모두가 작성할 수 있지만, 원문 자료나 번역 자료는 회비 회원만 볼 수 있게 한다든가 이런 것도 가능하겠죠.

 

당장 투표해보자, 당장 모아보자 이런 식으로는 않더라도 여러분들이 한번씩 생각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합니다. 저도 부유하진 않지만(^^;) 기꺼이 회비를 낼 의향이 있고, 회비제가 도입되지 않더라도 방장님을 만날 기회가 있다면 차 한 잔 대접하고 싶군요.

 

지난 겨울, 서울에서 삼국지를 좋아하는 분들과 오프 모임을 한번 가졌을 때, 밤새도록 가보지 못하고 중간에 나와야했던 것도 많이 아쉽습니다. 10대나 대학생이라면 삼국지만 좋아해도 무방합니다. 그렇지만 20대 중반이 넘어선 성인이라면 삼국지와 관계된 사람과 모임을 좋아하는 것도 괜찮지 않나? 라고도 생각합니다. 저는 다음주 한 주일 동경, 시즈오카 출장이라서 준비에 꽤나 시간을 뺏기는 터라 한 열흘 들르지 못할 것 같은데 그동안 의견이 어떠신지 댓글로 남겨주십시오. ^^

분류 :
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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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14.10.02
21:50:20 (*.230.114.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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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nne

2014.10.02
22:52:05
(*.111.1.227)
무슨 취지의 말씀인지 알겠고 만약 시행된다면 기꺼이 함께할 의향도 있습니다만 도입하기에 어려운 부분들이 많아 보입니다.

우선 회비를 낸 회원(A)과 내지 않은 회원(B)의 경우에 차등을 두어 일종의 권리가 주어지도록 해야하는데, 그 권리의 범위가 어렵습니다. 본문의 예에선 자료열람에 제한을 두자는것은 번역가들마다 공유와 배포조건이 다르고 그 분들이 모두 렉스넷에서만 계신 것도 아닌지라 힘들어보입니다. 취지를 설명하고 동의를 구한다면 좋겠으나 연락이 닿지 않는 분들도 계시고요. 그 외의 권리로는 현재 회원들에게 주어진 추천과 비추천기능 등이 있는데 사이트 특성상 메리트있게 느껴질 권리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회계관리의 경우도 적은 돈이라도 투명성을 요하는데 오프모임이 아닌 온라인의 특성상 어느정도로 유지와 관리가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은 제 사족인데 마인드의 문제입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이긴 하지만 그래도 걸리는 부분이라 얘기해보겠습니다. 저는 중학시절부터 전지훈련으로 일본을 오갔고, 고2때 일본무도대학 합숙으로 4개월동안 머무르기도 했고, 지금은 쿄토의 호텔에서 일을 합니다. 여러모로 일본과 연이 많았고 많은 일본인들과 지내며 느낀점은 근본적인 마음자세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일본인의 경우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도, 피해를 받는 것도 원하지 않으며 규칙에 엄격합니다. 그래서 단체에서도 문제제기가 드뭅니다.

한국인의 경우는 본인에게 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규칙을 지키고 남을 배려하지만 본인이 피해를 받게 되면 다른것을 뒤로합니다.

다 그런것도 아니고 제가 민족주의 성향을 가진 것도 아니지만 제가 수년간 느낀 차이점으로 회원제도입시 생길 차이점이 보이긴합니다. 그렇지만 분명 좋은 취지이고 부담을 나누자는 의견에 찬성하므로 조금 더 논의가 오가면서 보완점을 찾아간다면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

고종

2014.10.03
00:12:30
(*.39.209.9)
일단 회비를 걷는 목적이 중요합니다.

서버유지비용을 위해 걷는 회비라면 삼국지 매니아로써 충분히 낼 수 있습니다. 서버를 관리하는 운영자의 개인계좌만 열어두고 순수하게 자발적인 성금을 모금한다면 굳이 회비를 냈다고 해서 차등을 매길 필요도 없습니다.

그러나 본문에 일부 언급된 정모등 오프라인에서 소요되는 비용까지 계산하게 되는 회비는 다른 문제입니다.

회비를 걷는 행위 자체로 공금이 형성되는데 공금이 형성되면 공금을 보관할 계좌와 그 공금을 관리하게되는 총무가 자연스럽게 생성됩니다.

공금은 투명한 관리가 생명이므로 총무를 맡은 담당자에 대한 신뢰 문제도 발생합니다. 물론 파성에 휼륭한 분들이 많아 신뢰문제가 보장된다 하여도 정기적으로 투명성있게 공금관리 내역을 공개하는 책무가 주어지는데 실생활을 하면서 동호회 업무를 항상 성실히 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결국 공금이 형성됨으로써 사람간의 신뢰 투명성있는 관리 등 철저히 하지 않으면 굉장한 리스크를 가질 수 있는 문제가 많습니다. 금액이 커질수록 그러한 리스크는 비례하겠죠

따라서 공금 즉 돈이 형성되는 이상 여러가지 리스크를 동반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본문에도 언급되어 있지만 대형 카페들도 공금관리에 갈등이 생겨 큰 사태가 나는 경우도 상당합니다.

그러므로 서버유지비용 같은 생존에 관한 문제는 개인계좌로써 모금 형식으로 받되 그 외 오프라인 모임의 비용이 발생할 경우에는 그때그때 직접 만나서 걷어서 그때그때 소비하는게 가장 깔끔하다 하겠습니다.

재원

2014.10.04
14:33:40
(*.95.66.186)
여기서 번역한 뒤 게시하면 가능한 일인데 블로거들에게 의존하는 상태에, 퍼서 게시한 분의 의견게시로 인해 안 되는군요. 이렇게까지 신경써주신 것 감사드립니다.

승룡

2014.10.11
23:14:02
(*.229.34.193)
염려 덕분에 출장 탈없이 다녀왔습니다. 댓글 주신 의견은 잘 알겠고 혹시 회원의 차등화라든가, 회비 도입의 의견이 나오고 이런저런 이유를 통해서 회비가 필요하다면 저도 참가하겠습니다. 앞으로도 히스토리넷이 흥하길 기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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