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가 묻길,
한 고조(漢高祖)가 한 나라를 일으킨 근본 원인은 너그러움 때문이었고, 항우(項羽)가 패하게 된 근본 원인은 포악함 때문이었다. 유우(劉虞)가 공손찬(公孫瓚)을 칠 때에 백성들의 집도 아껴서 불태우지 못하도록 하였고 군사들에게 남은 사람들을 다치게 하지 말라고 경계하였으니, 그의 마음은 흥기하기에 충분하였다. 그런데 도리어 공손찬에게 죽음을 당했으니, 그렇다면 유방(劉邦)과 항우의 흥패도 너그러움이나 포악함과는 관계가 없는 것인가?

유학 이영건(李永健)이 대답하길,
너그러운 자가 패하게 된 것은 너그러움을 잘 사용하지 못한 데에 원인이 있는 것이지 너그러움 자체의 잘못은 아닙니다. 가령 유우가 공손찬을 공격하는 데 서두르지 않으면서 인의(仁義)로 백성들을 다스리고 너그러움과 간소함으로 대중들을 통솔하였다면 간단하게 공손찬의 날랜 병사들을 물리칠 수 있었을 것이니, 어찌 패배를 자초할 리가 있겠습니까. 이로 말미암아 본다면 유우의 너그러움은 송 양공(宋襄公)의 인자함에 불과하니, 한 고조의 너그러움과는 같이 논할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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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재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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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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