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가 묻길,
장집(張緝)이 제갈각(諸葛恪)에 대해 논한 것은 쇠미한 세상의 말이다. 위세는 적개(敵愾)에서 생기고 공(功)은 어모(禦侮)에서 이루어지니, 이러한 것을 해 나가는 자는 나라의 간성(干城)일 뿐이다. 그러니 인군 된 자는 의당 이들과 고락(苦樂)을 함께하여야 위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믿을 수 있으니, 이들이 하루라도 없으면 마치 좌우의 손을 잃은 듯할 것이다. 어찌 위세와 공이 너무 지나친 것 때문에 목숨을 보전하지 못할 수가 있겠는가. 그러나 제갈각이 마침내 화를 당해 불행하게도 장집의 말이 적중되게 하였는데, 그 이유는 제갈각이 권세를 탐내고 무력(武力)를 남용하다가 자연스레 위망(危亡)의 길로 나아간 때문이다. 그렇다면 위세가 대단해도 인주(人主)의 의심을 받지 않고 공이 높아도 나라 사람들의 신망을 받는 방법은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 그리고 옛날 어떤 분이 능히 이러한 지위에 올랐었는가?

유학 임우상(任禹常)이 대답하길,
제갈각은 일개 하찮은 재주를 멋대로 부린 자입니다. 요행히 한때 공을 세우자 드러나게 과시하려는 뜻이 있었으니, 석강(石岡)에서 화를 당한 것은 명철한 자를 기다리지 않더라도 알 수가 있습니다. 가령 제갈각이 나라를 뒤흔들 위세와 세상을 뒤덮을 공이 있다 하더라도 오직 겸손하고 자제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면 인군의 의심이 어떻게 생겼겠으며, 백성들의 원망이 어떻게 일어났겠습니까. 그렇다면 제갈각이 화를 당한 빌미는 위세와 공이 너무 성했기 때문이 아니고 실은 교만하고 탐독(貪黷)했기 때문입니다. 신하 된 자가 항상 총애를 받고 있더라도 위태롭게 생각하는 마음을 지니고 있다면 위세가 비록 대단하더라도 인군의 은혜는 바뀌지 않을 것이고, 공이 비록 높더라도 인망(人望)은 더욱 중해질 것입니다. 그런 사람은 삼대(三代) 이후로 오직 곽자의(郭子儀) 한 사람이 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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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재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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