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평군(海平君)의 차자를 인하여 선왕(先王)의 시호(諡號) 글자를 고치는 데 대한 의

차사(箚辭)에, “종(宗)이 조(祖)보다 폄손(貶損)되거나 조가 종보다 가중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하였는데, 이것이 바로 신이 처음부터 가진 주견(主見)입니다.

대체로 조공(祖功)과 종덕(宗德)은 둘이 다 높고 나란히 아름다워서 애당초 차등이 없는 것이로되, 다만 만난 바의 기회에 따라서 그 칭호를 달리하는 것일 뿐입니다. 그리고 시호 글자를 논하는 데에 이르러서는, 시법(諡法)에 글자를 놓는 데 있어 뜻을 정하는 것이 각각 달라서 혹은 한 글자에 그 뜻을 두세 가지로 쓰기도 하므로, 시호를 의논하는 이는 오로지 시해(諡解)에 의거하여 이름을 정합니다.

한 헌제(漢獻帝)는 진실로 쇠란(衰亂)한 시대의 임금이었으나 하간헌왕(河間獻王)은 또한 한(漢) 나라의 현왕(賢王)이었습니다. 고려 현종(高麗顯宗)은 나라를 다시 차지하여 중흥시켰으나 주 현왕(周顯王)은 무슨 의의이며, 남당 열조(南唐烈祖)는 나라를 중흥시켰으나 주 열왕(周烈王)과 주 위왕(周威王)은 또한 무슨 의의이겠습니까.

이런 예로 말한다면 결코 단순히 한 글자에 의거하여 경솔하게 의정(議定)해서는 안 됩니다. 또 시호를 의논하는 큰 일은 절로 주관하는 사람이 있으니, 우선 유사(有司)가 의논하여 올리기를 기다리는 것이 타당하겠습니다. 삼가 바라건대 상께서 재결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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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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