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고 시대에 인재를 선발할 때는 우선 덕행을 논하고 다음에 재능을 살폈는데, 이에 대해서는 《주전(周典)》의 빈흥(賓興 주례(周禮) 지관(地官) 대사도(大司徒) 편에 있는 인재 천거법)과 《관자(管子)》의 내정(內政 소광(小匡) 편에 있는 인재 천거법)에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양한(兩漢) 이래로 벽소(辟召 불러서 임명함)하는 종목을 현량(賢良)ㆍ방정(方正)ㆍ직언(直言)ㆍ극간(極諫)ㆍ명당세(明當世)ㆍ습선성(習先聖)으로 칭했고 보면, 상고 시대에 천거하여 선발했던 뜻이 그대로 그 속에 충분히 담겨 있었다고 할 것인데, 선발하는 자들은 물론 선발된 동중서(董重舒) 등도 적임자라고 할 만한 인물들이었다. 위(魏)ㆍ진(晉) 때에는 9품직인 중정(中正)이 인물을 천거하는 권한을 맡고 있었는데, 말기에 가서 혼탁해지긴 했으나 처음에는 천거된 자들 중에 현재(賢才)가 많았다. 그러다가 수(隋) 나라 때에 이르러 주군(州郡)의 요속(僚屬)들 모두가 전조(銓曹)에서 임명되고 진신(搢紳)이 조정에 진출하는 길도 모두 과목(科目)을 통하게 되었는데, 과목 제도는 당(唐) 나라 이래로 대대로 지켜 내려와 원(元)ㆍ명(明) 때까지도 다른 것으로 대체되지 않았다. 그리고 급기야는 해외(海外)에 있는 우리 조선에까지도 그 제도가 파급되어 그대로 모방해서 시행되었던 것인데, 그 제도가 시대별로 각각 특색이 있었던 것도 상고하여 알 수가 있다. 과목이 설행(設行)된 그 자체야 옛날 인재를 가려 뽑았던 일에 부끄러울 것이 없고 또 개인 청탁으로 임명되는 것에 비교하면 현격한 차이가 있는 것이지만, 세도(世道)가 오염되면 그에 따라서 과목도 혼탁해지고 마는 것이다. 서한(西漢)은 상고시대와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아 모든 일이 질박하고 본질적인 내용을 담고 있었는데, 이에 따라 인재 역시 순박하여 형식적인 면과는 거리가 멀었다. 물론 그 중에도 이와는 다른 자가 섞여 있기는 하였지만, 그래도 후세에 변론할 가치조차 없는 사람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시험삼아 그 대략적인 인물을 들어 보건대, 현량문학(賢良文學)으로 천거된 자로는 조조(晁錯)ㆍ동중서(董重舒)ㆍ공손홍(公孫弘)ㆍ원고(轅固)ㆍ엄조(嚴助)ㆍ왕길(王吉)ㆍ공우(貢禹)ㆍ위상(魏相)ㆍ개관요(蓋寬饒)ㆍ황패(黃霸)ㆍ주읍(朱邑)ㆍ두흠(杜欽)ㆍ곡영(谷永)ㆍ주운(朱雲)ㆍ공광(孔光)ㆍ두업(杜鄴)ㆍ하무(何武)를 들 수 있고, 효렴(孝廉)으로 진출한 자로는 노온서(路溫舒)ㆍ공승(龔勝)ㆍ포선(鮑宣)ㆍ경방(京房)ㆍ조광한(趙光漢)ㆍ장창(張敞)ㆍ윤옹귀(尹翁歸)ㆍ왕존(王尊)ㆍ유보(劉輔)ㆍ개관요(蓋寬饒)ㆍ소망지(蕭望之)ㆍ설선(薛宣)ㆍ풍수(馮遂)ㆍ주박(朱博)ㆍ두업(杜鄴)ㆍ왕가(王嘉)ㆍ사단(師丹)ㆍ맹희(孟喜)ㆍ황패(黃覇)ㆍ윤상(尹賞)ㆍ왕길(王吉)ㆍ평당(平當)을 들 수 있으며, 무거(武擧)로 진출한 자로는 공손하(公孫賀)ㆍ이광(李廣)ㆍ조충국(趙充國)ㆍ부개자(傅介子)ㆍ감연수(甘延壽)ㆍ풍봉세(馮奉世)ㆍ장차공(張次公)ㆍ상혜(常惠)ㆍ정길(鄭吉)ㆍ관부(灌夫)ㆍ소건(蘇建)을 들 수 있고, 시리(試吏)를 통해 진출한 자로는 노온서(路溫舒)ㆍ위청(衛靑)ㆍ공손홍(公孫弘)ㆍ장탕(張湯)ㆍ두주(杜周)ㆍ왕흔(王訢)ㆍ진만년(陳萬年)ㆍ우정국(于定國)ㆍ공승(龔勝)ㆍ병길(丙吉)ㆍ조광한(趙光漢)ㆍ윤옹귀(尹翁歸)ㆍ장창(張敞)ㆍ왕존(王尊)ㆍ손보(孫寶)ㆍ하병(何並)ㆍ설선(薛宣)ㆍ주승(朱勝)ㆍ주읍(朱邑)ㆍ조우(趙禹)ㆍ왕온서(王溫舒)ㆍ윤제(尹齊)ㆍ함선(咸宣)ㆍ엄연년(嚴延年)ㆍ윤상(尹賞)ㆍ누호(樓護)ㆍ왕길(王吉)ㆍ포선(鮑宣)ㆍ초연수(焦延壽)를 들 수 있고, 시재(貲財)를 바치고 낭관(郞官)이 된 자로는 장석지(張釋之)ㆍ사마상여(司馬相如)를 들 수 있고, 수재(輸財)로 관원이 된 자로는 복식(卜式)ㆍ양복(楊僕)을 들 수 있는데, 기타 문학(文學)이나 다른 길을 통해 진출한 자들이 《한사(漢史)》 가운데에 갖추어져 있다. 


동한(東漢) 때에 현량문학(賢良文學)으로 진출한 자로는 노비(魯丕)ㆍ신도강(申屠剛)ㆍ소장(蘇章)ㆍ이법(李法)ㆍ원연(爰延)ㆍ최인(崔駰)ㆍ주혁(周奕)ㆍ유유(劉瑜)ㆍ순숙(筍淑)ㆍ황보규(皇甫規)ㆍ장환(張奐)ㆍ유숙(劉淑)ㆍ유언(劉焉)을 들 수 있고, 효렴(孝廉)으로 진출한 자로는 마릉(馬稜)ㆍ위패(魏覇)ㆍ위표(韋彪)ㆍ풍표(馮豹)ㆍ가종(賈琮)ㆍ정홍(鄭弘)ㆍ주장(周章)ㆍ장패(張覇)ㆍ환전(桓典)ㆍ환란(桓鸞)ㆍ유평(劉平)ㆍ강혁(江革)ㆍ주반(周磐)ㆍ제오륜(第五倫)ㆍ종리의(鍾離意)ㆍ한랑(寒郞)ㆍ주목(朱穆)ㆍ서방(徐防)ㆍ장민(張敏)ㆍ호광(胡廣)ㆍ원안(袁安)ㆍ적소(翟劭)ㆍ적서(翟諝)ㆍ진선(陳禪)ㆍ방참(龐參)ㆍ진귀(陳龜)ㆍ교현(橋玄)ㆍ황헌(黃憲)ㆍ양표(楊彪)ㆍ장강(張綱)ㆍ왕공(王龔)ㆍ충숭(种嵩)ㆍ진구(陳球)ㆍ두근(杜根)ㆍ유도(劉陶)ㆍ이운(李雲)ㆍ부혁(傅奕)ㆍ개훈(蓋勳)ㆍ장형(張衡)ㆍ좌웅(左雄)ㆍ고(李固)ㆍ두교(杜喬)ㆍ오우(吳祐)ㆍ연독(延篤)ㆍ단영(段頴)ㆍ진번(陳蕃)ㆍ이응(李膺)ㆍ유유(劉祐)ㆍ종자(宗慈)ㆍ파숙(巴肅)ㆍ범방(范滂)ㆍ윤훈(尹勳)ㆍ채연(蔡衍)ㆍ양척(羊陟)ㆍ진상(陳翔)ㆍ단부(檀敷)ㆍ유유(劉儒)ㆍ가표(賈彪)ㆍ부융(符融)ㆍ정태(鄭太)ㆍ순욱(荀彧)ㆍ황보숭(皇甫嵩)ㆍ주전(朱雋)ㆍ유우(劉虞)ㆍ공손찬(公孫瓚)ㆍ원술(袁術)ㆍ허형(許荊)ㆍ제오방(第五訪)ㆍ유규(劉矩)ㆍ유총(劉寵)ㆍ양구(陽球)ㆍ유곤(劉琨)ㆍ장흥(張興)ㆍ포함(包咸)ㆍ양인(楊仁)ㆍ양균(量鈞)ㆍ복건(服虔)ㆍ영용(穎容)ㆍ허신(許愼)ㆍ고공(高龔)ㆍ유양(劉梁)ㆍ고표(高彪)ㆍ유무(劉茂)ㆍ장무(張武)ㆍ대봉(戴封)ㆍ뇌의(雷義)ㆍ왕렬(王烈)ㆍ사이오(謝夷吾)ㆍ이합(李郃)ㆍ공사목(公沙穆)ㆍ섭타(葉佗)를 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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